헤어진 뒤에도 어떤 장면만 떠올리면 마음이 크게 흔들린다.
함께 여행했던 날, 다퉜다가 화해한 밤, 유난히 강렬했던 순간.
그럴 때 “그건 그냥 몸의 착각이야”라는 설명은 시원해 보인다.
하지만 대체로 너무 짧다.
Dutton과 Aron의 1974년 연구는 공포나 긴장으로 생긴 신체 각성이 타인에 대한 매력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다뤘다.
높은 현수교, 낯선 여성 면접원, 짧은 과제라는 특정 장면에서 성적 심상과 사후 연락 행동을 비교한 연구다.
이 결과를 이별 후의 미련에 그대로 가져올 수는 없다.
전 애인을 잊지 못하는 감정에는 함께 보낸 시간, 관계에서 충족됐던 욕구, 끝맺지 못한 대화, 외로움, 익숙한 일상에 대한 그리움이 섞일 수 있다.
한 가지 원인을 골라 “이거 때문”이라고 하면 잠깐은 편하지만,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더 보이지 않게 된다.
대신 이렇게 물어보자.
내가 그 사람 자체를 그리워하는가, 그때의 나를 그리워하는가?
다시 만나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을 근거가 있는가?
외로운 순간에만 연락하고 싶어지는가?
이 질문의 답이 당장 재회 여부를 정해 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감정을 단순한 착각으로 취급하지 않게 해 준다.
심리학 연구는 감정이 상황의 영향을 받는다는 단서를 준다.
그러나 한 편의 논문이 내 관계의 결론을 대신 쓸 수는 없다.
미련은 ‘착각’이라서 사라지는 게 아니다.
무엇을 잃었는지 이해할 때 조금씩 정리된다.
출처: Dutton, D. G., & Aron, A. P. (1974). Some evidence for heightened sexual attraction under conditions of high anxiety.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30(4), 51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