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뛴다고 사랑에 빠진 걸까?
누군가를 만난 뒤 가슴이 빨리 뛴다.
그 순간 우리는 가장 쉬운 답을 고른다.
“나, 이 사람 좋아하나 봐.”
그 해석이 언제나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심장은 생각보다 많은 이유로 빨라진다.
낯선 장소, 높은 곳, 면접 전의 긴장, 기대, 카페인도 같은 신호를 만든다.
몸이 먼저 반응한 뒤, 우리는 그 반응에 이름을 붙인다.
1974년 Dutton과 Aron의 연구는 이 지점을 유명하게 만들었다.
연구진은 캐나다의 높은 현수교와 낮고 단단한 다리에서 남성 행인들을 만났다.
매력적인 여성 면접원이 설문을 진행한 조건에서, 높은 다리의 참가자들은 짧은 이야기에서 더 많은 성적 내용을 보였고 이후 면접원에게 연락을 시도하는 경향도 더 컸다.
대중적으로는 이 해석이 ‘흔들다리 효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논문이 측정한 것은 사랑에 빠졌는지가 아니다.
특정 상황에서의 성적 심상과 사후 연락 행동이다.
오래가는 호감, 관계의 안정성, 궁합은 연구 대상이 아니었다.
참가자도 여성 동반자가 없는 18~35세 남성 행인이라는 제한된 집단이었다.
그래서 두근거림을 무시할 필요는 없지만, 그것 하나에 결론을 맡길 필요도 없다.
다음 세 가지를 분리해 보면 좋다.
- 그 사람을 떠올릴 때도 두근거리는가, 아니면 자극적인 상황에서만 그런가?
- 편안한 장소에서도 대화가 즐거운가?
- 상대의 말과 태도, 가치관을 더 알고 싶은가?
첫 번째 감정은 빠르게 올 수 있다.
하지만 관계를 판단하는 재료는 그보다 천천히 모인다.
두근거림은 시작의 신호일 수 있다.
사랑의 확정 버튼은 아니다.
참고논문: Dutton, D. G., & Aron, A. P. (1974). Some evidence for heightened sexual attraction under conditions of high anxiety.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30(4), 510–517.